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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야기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 - 밴쿠버 재택근무 개발자

 

집에서 일하면서 느낀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

캐나다에서 개발자로 일을 하다보면 꽤 많은 회사들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도 그렇구요. 물론 처음부터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입사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고, 일정 기간 업무를 하다가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되면 재택근무로 변경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죠.

 

재택근무

저도 캐나다에서 처음 웹 개발자로 취업을 하고 나서 약 10개월 정도는 회사를 매일 출퇴근 했었습니다. 처음에 입사를 할때 3개월간의 프로베이션(수습기간) 후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이 채용 공고에 있긴했었는데, 저는 캐나다에서의 첫 직장이고 더 많이 배우고 더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10개월간은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직접 회사 오피스로 출근을 했었죠.

 

그러다가 올해 연봉 계약을 하면서 하나 더 요청 한것이 재택근무 였습니다. 처음에 한달간은 일주일에 이틀간 재택근무를 하고 이후에는 특별한 미팅이나 이벤트가 없을 경우엔 원하는 데로 출근을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거나 하는 조건 이었죠. 

 

그래서 지금은 일주일의 대부분을 집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다른 대부분의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 처럼 프리랜서나 혼자서 해야하는 일이 아니므로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나는 방식의 재택근무를 합니다. 

 

간단하게 개발자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록 하겠습니다.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재택근무 장점

일단 재택근무의 첫 번재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교통비가 들지 않는 다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회사를 출퇴근 할때는 대중 교통으로는 1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인데 자차를 이용하면 40분 정도의 거리라서 매일 차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기름값이 한달에 120불 정도 나왔고, 회사 주차비가 한달에 60불이었으니 한달에 180불 정도가 들었었는데, 지금은 교통비가 거의 안드니 그정도를 세이브 할 수 있죠. 이게 작은 돈 같지만 한 두달 살아보니 은근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어서 하루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 났다는 것입니다. 일단 이동 시간 자체만 90분 - 100분 정도 줄어들었고, 회사를 가기위해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도 필요 없으니 거의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세이브가 되죠. 출근 하려면 일어나서 씻고 밥도 먹고 준비도 해야 하지만, 일어나서 씻기만 하고 다른건 일단 메신져만 켜고 해도 되니까요. 그래서 블로그를 쓸 시간도 늘어나고 아침에 운동을 할 시간도 생겼습니다.

 

세번째는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저희 회사는 직접 업무를 말로 전달 하는 경우도 있긴한데 대부분은 내부 시스템에서 각자에게 업무가 할당 되고 정해진 스케쥴에 맞게 완료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회사에 있어도 큰 스트레스는 없지만, 뭔가 그 옆에 매니져가 앉아 있는데 때때로 한마디씩 하는 게 신경 쓰일 때도 있고 짜증날때도 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그런게 훨씬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눈치를 안 봐도 되서 참 편합니다. ㅎㅎㅎ

 

제가 생각 나는 재택근무의 장점은 딱 이정도인데, 저는 보통 카페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집 밖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건 불편해서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걸 장점으로 느낄만한 부분은 없긴 합니다. 와이프가 직장에 다녀서 다른 곳에 여행을 가서 일한 다거나 하는 디지털 노마드(?) 이런 식으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구요.

 

 

재택근무 단점

단점은 사실 딱히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약간 불편한 것을 이야기해 보자면. 

 

일단 한가지는 저희 집엔 아직 따로 오피스 공간이 없어서 모니터 하나와 랩탑을 식탁에 두고 일을 합니다. 아무래도 이게 책상이 아니다 보니 처음엔 높이 때문인지 목도 많이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여러가지로 불편했습니다. 지금은 나름의 방법을 찾아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회사에서의 큰 모니터나 넓은 책상보다는 조금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저는 아직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이고 실전을 통해서 계속 발전을 시켜 나가야 하는데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니 영어를 말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메신져를 통해서 하기 때문에 영어를 쓰기는 쓰는데 글자로만 하고 그마져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영어를 너무 쓰지 않다 보니 내가 어디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 관계가 좁아 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요. 일단 캐나다는 딱히 직장 동료들과 그리 깊은 친분을 가지는 분위기는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아예 재택근무를 하느라 회사에 안나가다 보니 새로온 직원들은 뭐 거의 인사정도만 해본 정도로 전혀 친한 느낌이 들지 않는 친구들이 대부분 입니다.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선 한국인인 저는 그래도 같이 얼굴보고 얘기도 좀 하고 해야 서로 일 시키고 하기도 편한데 그럴 만한 시간이 없으니 어쩌다 회사를 가도 좀 서먹하고 그렇더라구요.

 

어떤 일이든 장단점이 존재 하긴하지만, 저의 성격이나 업무 특성을 고려해 보면 저는 재택근무를 하는 게 더 좋은 듯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도 다음 회사가 재택근무 옵션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도 꽤 크게 작용을 하구요. 

 

오늘은 간단히 캐나다에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떠올랐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써봤습니다. :)